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로 주목받는 조지아(Georgia). 그중 수도 트빌리시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**바투미(Batumi)**는 흑해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바닷가 소도시로, 최근 외국인 노마드들의 숨겨진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.
저 역시 트빌리시에서 몇 달 머문 뒤, 조금 더 여유롭고 색다른 분위기를 찾고 싶어 바투미로 이동해 약 2개월간 머물렀습니다. 이번 글에서는 바투미에서 직접 체험한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현실, 바닷가 소도시의 장단점, 인터넷 인프라와 생활 여건을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.
바투미의 첫인상 — 바닷가 소도시만의 매력
바투미는 조지아 서쪽 흑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, 수도 트빌리시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. 도심 곳곳에 팜트리가 늘어서 있고,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휴양지 같은 여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.
바투미의 주요 매력 포인트
✅ 흑해가 바로 앞에 펼쳐지는 해변 산책로
✅ 저렴한 생활비와 합리적인 숙소 가격
✅ 트빌리시보다 상대적으로 쾌적한 공기와 자연환경
✅ 크지 않은 도시 규모로 이동이 편리
개인적으로는 매일 아침 바닷가를 산책하거나, 해변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치며 느긋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바투미에서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.
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인터넷 인프라 & 작업 환경
디지털 노마드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과 작업 공간입니다. 바투미의 인터넷 인프라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, 몇 가지 현실적인 부분도 함께 경험했습니다.
💻 인터넷 속도 & 품질
일반 가정용 와이파이 평균 속도: 50 ~ 100 Mbps
카페 와이파이 속도: 30 ~ 70 Mbps, 카페별 편차 있음
휴대폰 데이터 속도: 평균 4G, 일부 지역은 5G 가능
제가 머물렀던 숙소는 아파트형 레지던스였는데, 인터넷 속도는 무난했고 화상회의나 원격 근무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. 다만, 바투미 외곽 지역이나 오래된 건물은 인터넷 품질이 낮을 수 있어 숙소 선택 시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.
🏢 코워킹스페이스 & 카페 작업 공간
Terminal Batumi: 바투미 시내 유일한 정식 코워킹스페이스 중 하나, 쾌적한 시설, 안정적 와이파이, 월 이용료 약 400₾ (약 20만 원)
Dunkin' Coffee Batumi: 해변 가까운 카페, 노트북 작업하는 외국인 다수
Local Cafe & Bakery: 현지 카페도 곳곳에 있으나, 일부는 콘센트 부족
전체적으로 트빌리시만큼 다양한 코워킹 옵션은 없지만, 해변 카페를 활용하거나 Terminal을 이용하면 업무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.
바투미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현실적인 장단점
2개월간 바투미에 머무르며 느낀 노마드 생활의 실제 장단점을 솔직히 정리합니다.
바투미의 장점
✅ 저렴한 물가
원룸 기준 월세: 1,000₾ ~ 1,500₾ (약 50만 ~ 75만 원)
외식 평균: 15 ~ 25₾ (약 7,500 ~ 12,500원)
커피 한 잔: 약 3 ~ 5₾ (1,500 ~ 2,500원)
✅ 1년 무비자 체류 가능
조지아 전체 동일, 한국인 기준 별도 비자 없이 365일 체류 가능
✅ 조용한 분위기와 자연 친화적 환경
관광지는 일부 붐비지만, 해변 산책로와 공원은 비교적 한적
시외로 나가면 산과 숲, 온천 등 자연 관광지 풍부
✅ 다국적 커뮤니티와 외국인 친화적인 분위기
유럽, 러시아, 터키 등 다양한 국적의 노마드·장기 체류자 존재❗
바투미의 단점
❌ 겨울철 우중충한 날씨
11월부터 3월까지는 흐린 날과 비가 잦음
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 겨울은 비추
❌ 코워킹스페이스·카페 선택지 제한적
트빌리시 대비 인프라 부족
장기 체류 시 작업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음
❌ 영어 소통의 어려움
일부 관광지, 젊은층 제외하면 영어 사용 제한적
조지아어 또는 러시아어 사용 빈도 높음
❌ 의료·긴급 상황 대비 필요
대형 병원이나 영어 가능한 의료 인프라는 제한적
장기 체류 시 기본적인 보험과 비상대책 마련 필수
마무리 — 바투미, 디지털 노마드에게 추천할까?
결론적으로 바투미는 해변과 여유를 즐기며 단기 노마드 생활을 하기엔 꽤 매력적인 도시입니다. 생활비가 저렴하고 자연환경이 뛰어나며, 기본적인 인터넷 인프라도 무난합니다.
하지만 장기 체류 또는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면, 트빌리시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. 특히 겨울철 바투미는 다소 우울하고 비가 많아, 계절을 고려해 방문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.
저는 여름철 바투미에서의 한 달 살기를 충분히 추천하지만, 겨울에는 다른 도시로 이동을 고려할 것 같습니다.